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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양성평등계획에서 빠진 두 가지는?

3차 양성평등계획에 학계·국회·여성계 비판 잇따라
‘유리천장’ 여전함에도 고개 돌린 여가부
여성폭력 근절 약속 아닌 ‘여성’ 지우는 퇴행

  • 기사입력 2022.12.06 18:08
  • 최종수정 2022.12.06 18:54

우먼타임스 = 곽은영 기자

여성가족부가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마련을 위해 개최한 공청회 이후 학계·국회·여성계에서 잇따른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수행할 양성평등정책 기본을 논의한 것인데 여기에서 ‘기업 내 여성 대표성 제고’, ‘여성폭력’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여성 지우기’의 연장선이자 이에 따른 여가부의 퇴행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여가부는 5년마다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해왔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적용될 제3차 기본계획안에는 채용부터 퇴직까지 남녀 고용현황을 공개하는 ‘성별근로공시제’ 단계적 도입, 육아휴직 확대, 폭력 피해자 통합 지원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성가족부가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마련을 위해 개최한 공청회 이후 ‘여성’을 지우는 퇴행을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픽사베이)
여성가족부가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마련을 위해 개최한 공청회 이후 ‘여성’을 지우는 퇴행을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픽사베이)

◇ 유리천장 여전함에도 고개 돌린 여가부?

여가부는 올해 3월부터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각 분야별 전문가 자문회의, 양성평등정책 담당관 협의체 회의를 거쳐 제3차 기본계획안을 마련했다. 1일에는 이를 공개하고 전문가 토론을 통해 의견을 모으는 공청회가 열렸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향후 5년간 수행할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에 ‘기업 내 여성 대표성 제고’가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중앙 정부의 고위공무원 중 여성 비율이 10%에 불과하고 기업에 고위직 여성 비율이 낮아 유리천장 문제가 여전함에도 ‘여성 대표성 제고 및 참여 활성화’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는 2차 기본계획의 대과제이기도 했다.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청회에서 기본계획안에 포함된 성별근로공시제, 육아휴직 제도 확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기업 내 여성 대표성이 빠진 부분에 대해서는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여성의 대표성이 OECD에서 가장 낮은 만큼 대표성 제고를 위한 목표가 다시 포함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공공부문에서는 ‘성별 대표성 제고 계획 수립’을 정책과제에 담았지만 기업의 경우 민간이 자율적으로 나서야 하는 만큼 ‘성별균형문화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여성폭력 근절 약속 아닌 ‘여성’ 지우는 퇴행 비판

정책과제 설명에서 ‘여성폭력’을 ‘폭력’이나 ‘성별에 기반한 폭력’으로 대체해 쓴 것에 대한 비판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공청회 당시 강은영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문제제기에 이어 5일에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법적·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용어를 여성가족부만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용혜인 의원은 기본소득당 제2차 대표단회의에서 “‘여성폭력’은 이미 법적으로도 정의되고 있는 용어다. 최소한 여성폭력을 근절하겠다는 약속이라도 담아냈어야 할 이번 계획서에서 오히려 ‘여성’을 지우는 퇴행을 보여줬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2019년 12월부터 시행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르면 ‘여성폭력’은 성별에 기반한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신체적·정신적 안녕과 안전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지속적 괴롭힘 행위와 그밖에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 정보보통신망을 이용한 폭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용혜인 의원은 “20대 스토킹 피해자의 86%, 2020년 강간 피해자의 98%, 강제추행 피해자의 90%가 여성이다.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26년째 OECD 1위를 차지한다. 이것이 구조적 차별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김현숙 장관은 올해 일어난 인하대 성폭력 사건과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이중 프레임으로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인하대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처음에 “여성에 대한 폭력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다 뒤늦게 “여성에 대한 폭력이다”라고 정정한 바 있지만 기본적으로 여성폭력에 대해서 지속적이고 분명하게 선을 그어왔다. 이같은  행보에 여성폭력과 성평등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할 부처의 장관이 오히려 여성의 지우개가 되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2일 “김현숙 장관이 이끄는 여가부는 여가부 공무원과 여성단체, 여성정책 전문가, 여성 시민이 20년 이상 투쟁으로 만들어 온 젠더폭력예방 체계를 허물고 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일어나는 구조적 맥락을 제거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폭력을 경험한 수많은 여성 피해자에게 국가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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