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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흐름 못 읽는 기업들… 끊이지 않는 '여혐' 광고

코스모폴리탄, 불법 촬영 연상 화보 뭇매
서울우유,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광고도
SPC 베스킨라빈스, 아동 성상품화 논란

  • 기사입력 2022.12.02 18:11
  • 최종수정 2022.12.05 13:41

우먼타임스 = 최인영 기자

젠더 갈등이 고조되며 시대가 변하고 있지만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전통적인 성 역할을 고착하는 등 ‘여성 혐오’적인 광고가 여전히 만연하다.

업계에서는 과거 가부장제가 강했던 사회 분위기에서 경제 결정권자였던 남성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한 흐름이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하며, 변화하는 젠더 이슈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논란이 된 코스모폴리탄 화보.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여성 잡지 코스모폴리탄이 불법 촬영을 연상케 하는 구도의 화보 사진을 올려 온라인에서 뭇매를 맞았다.

코스모폴리탄은 자사 SNS 계정을 통해 신발 화보 4장과 ‘너에게만 보여줄게. 올겨울 슈트 트렌드 4가지’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엔 짧은 치마를 입고 계단을 올라가는 여성의 치마 속을 찍는 모습과 화장실에서 스타킹을 벗는 걸 문 아래로 훔쳐보는 듯한 장면 등이 연출됐다.

해당 사진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화장실에서 스타킹 내리는 게 신발 화보랑 무슨 상관이 있냐”, “여성잡지에서 지금 뭐하는 짓이냐”, “기획하고 찍고 보정하는 수많은 과정 속에서 누구 하나 지적한 사람이 없었냐. 회사 수준 알만하다”, “시대 역행적인 행동”이라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코스모폴리탄 측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후 사과했다. 사과문은 “화보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에 대해 깊이 고려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등의 형식적인 문안이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사과에 진정성과 성의가 하나도 없다”며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이 아니라 몰카는 범죄 행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 잡지라는 곳에 도대체 여자를 뭘로 보는 거냐”며 “시류 하나 못 읽는 잡지를 누가 볼까”라고 일침 하기도 했다.

논란이 된 서울우유 광고. (유튜브 캡쳐)
논란이 된 서울우유 광고. (유튜브 캡쳐)

지난해 말에는 서울우유가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광고를 올려 논란이 일었다.

영상은 한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강원도 철원의 청정구역에 도착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 남성은 세수를 하거나 나뭇잎에 있는 이슬을 마시고, 풀밭에서 요가를 하는 흰 옷을 입은 여성들을 발견하고 몰래 촬영을 시작한다. 그러다 남성이 나뭇가지를 밟게 되고 그 소리를 접한 목초지에 있던 이들이 갑자기 젖소로 변하는 내용이다.

이를 접한 대다수 누리꾼들은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것이냐며 광고의 의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우유 측은 영상엔 남자도 나온다며 여혐의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남성이 머리가 길고 파마를 해 교묘하게 여성처럼 보인다는 점, 여성을 중점으로 클로즈업 한 점, 탐험가가 이들을 몰래 촬영하는 장면이 불법 촬영은 연상시킨다는 점 등이 명백한 여혐의 소지로 꼽혔다. 서울우유 측은 결국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했다.

논란이 된 SPC 배스킨라빈스 광고.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논란이 된 SPC 배스킨라빈스 광고.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도 지난 2019년, 당시 이달의 맛 '핑크스타' 광고를 진한 화장을 한 어린 여자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장면으로 연출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아이 입술을 클로즈업하기도 했다.

이는 아동을 성상품화했다는 논란으로 이어졌고, 배스킨라빈스는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특히 해당 광고를 송출한 tvN, 엠넷 등 7개 채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들은 왜 여성들을 ‘성적 대상화’로 한 광고를 만들었을까.

‘광고 속 여성 이미지 고정관념과 변화 양상’이라는 자료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광고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남성의 섹슈얼리티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활용돼왔다. 여성 몸 자체를 소재로 한 광고는 무수히 제작돼 왔으며, 판매하는 제품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섹슈얼리티만을 강조하여 광고 효과를 노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이유로는 여성 신체의 일정 부위를 노출시키거나 선정적인 자세, 행동을 취하는 모습이 남성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과거 가부장제가 강했던 사회 분위기 속 집안의 경제적인 결정권을 쥐고 있는 남성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광고업계의 흐름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여성들의 성상품화가 자연스러웠던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과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기업들의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잘못된 마케팅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불쾌감과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고 이는 결국 기업에 대한 불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대의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도태되기 때문에 젠더 이슈에도 경각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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