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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동물원·수족관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앞으로 동물원·수족관에서 '고래 신규전시' 못한다
수족관에서 '고래 만지기·올라타기' 체험행사 금지

  • 기사입력 2022.11.25 14:32
  • 최종수정 2022.11.25 23:39

우먼타임스 = 유진상 대기자

"인간의 무지와 탐욕으로 고통 속에 살다가 결국 죽어나가는 동물원·수족관 동물을 더이상 간과하지 말라. 국회는 동물학대와 착취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한 관련법 개정에 나서라!"

그동안 동물보호단체에서 줄기차게 외쳐왔던 구호이다. 이와 같은 외침의 목소리가 받아들여졌다. 이달 24일 '동물원수족관법' 전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국내 수족관에 남아 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고향 바다로 돌아갔다.  비봉이는 70일 간의 야생적응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0월 16일 마침내 고향인 제주 바다로 되돌아갔다. 

비봉이는 2005년 제주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포획돼 수족관에서 17년 동안이나 사육됐다. 제주에서 잡혀 사육되던 남방큰돌고래가 바다로 돌아간 것은 8번째였다.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시작으로  2015년에 태산이와 복순이가, 2017년에는 금등이와 대포가 각각 바다에 방사됐다. 여기엔 동물보호단체를 비롯한 동물복지기관 관계자들의 노력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에는 제주 돌고래 체험시설인 '마린파크'에서 12년 동안 체험에 동원됐던 큰돌고래 '화순이'가 죽었다. 그러자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은 국회로 달려가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에 나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시민의 제보로 대구의 한 동물원에서 발생한 동물학대 참상이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울안에 갇힌 동물은 장기간 물과 먹이도 먹지 못한채 방치된 게 밝혀졌다. 사육 공간은 영하 17도 추위에도 지붕도 없이 고드름만 매달린 모습이었다. 추후 수사 과정에서 종양이 생긴 낙타를 방치해 죽게 한 뒤, 그 사체를 토막내 다른 동물들에게 먹이로 준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관리당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현행 동물원수족관법은 형식적인 등록 요건만 충족하면 동물원이나 수족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따라서 해당 지자체는 동물원과 수족관 등록증을 발급할 뿐, 운영과 관리실태를 점검·조사할 의무는 없다.

동물원수족관법 및 야생생물법 개정안 통과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동물원수족관법과 야생생물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이다. 개정안은 동물원과 수족관을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허가제로 전환되면 △보유동물 종별 서식환경 △전문인력 △보유동물의 질병·안전관리 계획 △휴·폐원 시 보유동물 관리계획 등에 관한 요건을 갖추어 관할 시도지사에게 허가를 받아야 관련 시설 운영이 가능해진다.

허가기준 준수 여부를 전문적으로 검사하기 위한 검사관 제도도 도입된다. 검사관은 동물 생태와 복지에 전문성을 지닌 업계 종사자를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장관이 위촉해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할 예정이다.

기존 등록제에서는 동물원과 수족관의 질병 예방과 관리, 서식환경 관리 등이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개정안에는 다양한 전시동물 복지 제고 방안도 담겼다. 하위법령으로는 고래류의 신규 전시를 금지했다. 고래류 특성상 행동반경이 넓어서 수족관 같은 곳에서 사육되면 스트레스를 받아 폐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정된 법률안이 시행되면 수족관 동물복지 저해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학대 행위를 비롯, 수족관에서 오락이나 흥행을 목적으로 올라타기, 만지기, 먹이주기 등 고통이나 스트레스를 가하는 행위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보유동물을 다른 시설로 임의 이동해서 전시하는 행위도 제한된다.

관람이 허용된 경우에도 질병 발생이나 폐사될 가능성이 높은 해양동물은 보유하거나 전시할 수 없다. 해양수산부는 하위법령 개정을 통해 고래류를 수족관에서 보유‧전시하는 것을 금지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수족관 등에서 사육 중인 고래류(총 21개체)는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늦은 감이 있지만 동물복지에 대한 법안이 마련됐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이를 계기로 향후, 더이상 학대로 고통받는 동물이 없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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