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신기술 전도사
‘마르퀴즈 후즈후’ 4년 연속 선정
“여성들은 기회가 오면 피하지 말고 ‘Yes’를 해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힘써

사람들은 과학기술은 남성의 영역이라고 보통 생각하지만, 국내외에서 명성을 떨친 한국 여성 과학자가 적지 않다. 대학에서, 연구소에서, 기업에서 탁월한 성과와 학문적 업적을 쌓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과학기술인들이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위셋, 이사장 안혜연)은 뛰어난 여성 과학자·기술인을 찾아 소개하는 ‘She Did It’ 캠페인을 하고 있다. 현장에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는 방식이다. ‘위셋’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공공기관으로, 이공계 여성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단체다.

우먼타임스는 미래의 과학자와 공학도를 꿈꾸는 여성을 위해 위셋의 협조를 받아 ‘She Did It’에 실린 여성과학자들 인터뷰를 주기적으로 전재(일부 수정)한다. 인터뷰 전문은 위셋 홈페이지(wiset.or.kr)나 위셋 블로그(m.blog.naver.com/wisetter)에서, 동영상은 유튜브 ‘위셋’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 주)

[She Did It-여성 과학자를 찾아] ②호남대 컴퓨터공학과 백란 교수

호남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백란 교수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신기술 전도사’다. 수학에서 시작해 수치해석학, 금융공학, 그리고 디지털 신기술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백 교수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문적·행정적 영역의 시야를 확대하며 연구는 물론 대학 강의와 온라인 교육, 정부 정책 자문과 여성과학기술인의 권익 향상을 위한 일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그는 ‘마르퀴즈 후즈후’ 4년 연속 선정, 과학기술훈장진보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표창 등 수상에 안주하지 않는다. 철저한 책임감과 특유의 창의성, 유연한 태도로 구성원과 협업하고 자신의 분야를 리드해나가고 있다.

(위셋)
(위셋)

- 어떤 분야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지요.

“제 분야는 수학적 모델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의 분석을 수치적 모델을 구현하여 다양한 학문에 응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모델 연구입니다. 특히 알고리즘 개발이 핵심전공이므로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다양한 현장에서의 문제해결과 융합을 구현하는 연구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죠. 최근에 들어와서는 가르침에 대한 사명감을 느끼고, 대학현장에서의 신기술 학습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연구도 진행하고 있어요.”

​- 연구 분야에서 수학이 얼마나 중요한 건가요.

“과학기술의 기초가 되는 학문이 수학입니다. 과학기술과 관련된 대부분의 응용학문은 수학적인 모델링으로부터 시작되죠. 정보처리나 연산을 위한 컴퓨터 입력은 수학적 이해를 요구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수치해석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는 198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컴퓨터와 수치해석학 공부를 시작했어요. 석사과정은 컴퓨터 과학과 함께 행렬계산을 기반으로 하는 알고리즘 개발을 전공했죠. 제가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이 분야 연구자들이 전무했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치해석학과 금융공학도 주목받는 것 같아요.

사실 이름만 들으면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데, 두 분야 모두 기초수학에서 출발해 컴퓨터와 소통하는 분야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알고리즘 개발과 수치적 분석 등 컴퓨터 계산에서의 오류를 분석하고 정확도를 평가하는 역할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아주 중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수학, 수치해석학, 금융공학은 매우 밀접하게 융합되어 기능하고 있는 거죠.”

- 국내 최초로 ‘신기술 교육 모델’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에는 보다 양질의 신기술 분야 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2020년에는 교육부에서 처음 시도한 인공지능강좌의 KMOOC에 선정되어 <수학으로 푸는 자율주행 AI>을 개설했고, 2021년에는 <수학으로 푸는 블록체인>을 KMOOC 심화강좌로 개설했죠. 2022년에는 에너지·모빌리티·헬스케어 등 인공지능 미래기술의 묶음강좌인 <AI+X>로 선정되어 국내 최고의 강좌로 개설할 예정이에요. 이 영역의 글로벌 교육모델은 국내 최초가 아닐까 기대하고 있어요.”

-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Marquis Who‘s Who)에 드물게 4년 연속 등재됐습니다.

“마르퀴즈 후즈후가 저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성과였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국제적 논문의 질, 특히 시대에 맞는 논문을 게재한 것이 선정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제가 뛰어나서라기보다는 주어진 일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다보니 많은 분들의 응원이 쌓여 이런 결과를 낳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 공부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요.

“저는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학위 공부를 했어요. 첫 아이 출산 후 석사과정을 시작했고,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박사 자격시험을 치렀어요. 양육과 가사를 돌보며 공부를 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이후 더 힘들고 어려운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내공을 쌓을 수 없었겠죠.

주어진 환경이 어렵더라도 그걸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전략을 세우는 훈련이 필요해요. 이것을 하나의 터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러분들도 현재보다 미래를 위해 더 멋진 모습으로, 영향력 있는 위치로 가기 위한 중간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끝이 보이는 난관은 어렵지 않다고 느껴질 거예요.”

- 여성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 있다면.

“우리 여성들은 매우 솔직하고 정직한 편이에요. 예를 들면, 외부에서 요청을 받았을 때, 100% 자신이 없으면 거절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이런 경우 다양한 네트워크 참여의 기회를 놓칠 때가 종종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전 ‘Yes’를 했어요. ‘Yes’를 할 때 네트워크는 점점 확장됩니다. 저는 100% 자신이 없었지만 “예!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라고 적극적, 긍정적인 반응으로 답했습니다. 그때, 네트워크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스스로 제 역량을 개발하게 되거든요. 이런 다양한 분야의 활동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머신러닝의 역할까지 하고 있는 거죠.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는 말처럼,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문적·행정적 영역의 시야가 확대되는 것을 실감하곤 합니다.”

-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한마디로 S.H.E 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S는 ‘Soft skill’로 봉사, 여행, 역량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고요. H는 ‘High-quality’로 높은 기술과 능력, 성실함을 갖추는 것이에요. E는 ‘Experience’로 다양한 현장 중심의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겁니다.

갈수록 여성들의 능력이 올라가고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만 여성들에게는 제한된 환경적 요소가 발전을 방해하기도 하죠. 좌절하지 말고 나만의 멘토를 찾거나, 적극적인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다양한 역량을 개발하고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 전 국민이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갖춘 미래를 꿈꾼다는데.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을 말합니다. 인공지능 교육을 통해 국민들이 인공지능 역량이 향상되기를 기대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기술은 계속해서 등장해요. 어떤 기술이 우리 삶에 등장해도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배워갈 수 있는 기본 역량을 국민 모두가 갖췄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 전 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도 뒷받침되어야겠죠.

(정리/우먼타임스 심은혜 기자)

(위셋)
(위셋)

 

관련기사

저작권자 © 우먼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