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일‧육아 병행 어렵다…노동문화 개선 필요해”
육아‧출산 등 경력단절에 ‘M자형’ 보이는 여성 고용률
저출산 극복에 투입된 재정 늘었지만, 합계출산율 1명 미만

우먼타임스=박수연 기자

양육‧주거비용 부담과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으로 한국 여성의 초산 평균연령이 한 세대도 되지 않아 26세에서 32세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합계출산율도 세계 꼴찌를 기록하면서 출산‧양육 정책과 노동문화 변화 등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2 한국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초산 평균연령은 1993년 26.23세에서 2020년 32.30세로 27년 만에 6.07세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은 24.4세에서 27.1세로, 영국은 25.8세에서 29.1세로 높아졌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27.2세에서 30.7세로 올라갔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2011년 초산 연령이 30대로 넘어온 후 2015년부터 6년 연속 30.7세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멈췄다.

그러나 한국은 2010년 30.1세로 오른 후 지난해 32.6세를 기록하며 초산연령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초산연령 증가와 더불어 출생아 수도 줄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의 출생아는 27만2300명으로 사상 최초 20만명대로 감소했으며 합계출산율은 OECD 꼴찌인 0.84명으로 추산됐다.

OECD는 초산 평균연령의 증가와 출생아 감소에 대해 “한국 여성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냉혹한 선택에 직면하면서 출산 등을 미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OECD는 교육과 취업에 있어서는 남녀평등이 진전됐지만 여전히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에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녀교육이나 주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고 출산과 양육에 따른 여성의 경력단절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OECD는 “무상보육이나 유급 육아휴직 확대 등 출산‧양육 관련 대책 마련과 노동문화 등이 변화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육아휴직자, 여성이 73%…남성보다 2.8배 많아

실제로 여성 고용률은 ‘M자형’ 특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고용률은 30대에 결혼‧임신‧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돼 감소하다가 40대에 재취업 등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결혼한 여성 중 경력단절여성은 144만8000명으로 전체의 17.4%를 차지했다. 경력 단절 사유는 육아가 42.3%로 가장 많았고 결혼 27.4%, 임신‧출산 22.1% 순이었다.

육아 휴직자 비율 또한 남녀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육아휴직자 약 11만1000명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73.7%로 남성과 비교해 2.8배 이상 많았다.

(한국고용정보원)
(한국고용정보원)

가사분담에 대한 인식 또한 남녀 모두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지만 2020년 가사분담 실태를 살펴보면 ‘아내가 주로 하고 남편도 분담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왔고 ‘아내가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 저출산 극복 위해 재정투입 늘렸지만 합계출산율 ‘세계 꼴찌’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만큼 정부는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합계출산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저출산 대응 사업 분석‧평가’에 따르면 정부는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발표해 시행하고 있다.

재정투입 규모는 국비 기준 2006년 1.0조원에서 지난해 42.9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늘어난 재정투입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산율은 1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예산정책처)

예산정책처는 저출산의 사회‧경제적 배경으로 여성의 경력 단절우려, 장시간 근로 문화, 보육‧유아교육 시설의 영향 등을 꼽았다.

예산정책처는 “2006년부터 15년 이상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정책 구성과 대상별 재원 배분 등 구체적인 정책 내용의 적절성과 합목적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해외 저출산 관련 정책 살펴봤더니

일본은 우리나라 저출산 대책과 가장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합계출산율이 2008년 이후 반등했다. 이는 효과적인 일‧가정 양립 지원책과 청년 실업율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현재 3~5세에 대한 보육‧교육을 전면 무상으로 지원하고 0~2세에 대해서는 주민세 비과세 가구를 대상으로 무료 보육을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는 아동양육가구에 대해 영아환영수당, 가족수당, 신학기수당, 주택수당 등 현금급여를 시행하고 있다. 또 국민건강보험기금을 통해 육아휴직을 지원하고 아이 연령에 따라 육아분담수당 등을 수급가능토록 하고 있다.

또 2, 3자녀 이상 가구에 대한 보충급여를 지급하고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시 부양 자녀를 고려하는 등 자녀 수에 따른 인센티브 구조를 구축해 저출산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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