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비직관적인 용어, 문턱 높이는 장애물

우먼타임스 = 손성은 기자

지난달 22일 금융권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 공시가 시작됐다. 대출자의 경제적 여건 또는 신용점수가 개선됐을 경우 금융사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금리인하요구권이고 이를 금융사가 받아들인 정도가 수용률이다.

어렵고 생소한 금융 용어. (픽사베이)
어렵고 생소한 금융 용어. (픽사베이)

새로운 공시가 시작되자 은행들은 전전긍긍했다. 금리 인상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차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있는 가운데 수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은 금리인하요구 수용률 공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수치가 낮게 나온 은행은 그러한 수치가 나온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행이 시끌벅적한 가운데 정작 목소리를 높여야 할 여론은 예상보다 잠잠했다. 어째서였을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주변 지인 중 금리인하요구권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심지어 본인이 대출자임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도 많았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법으로 규정된 금융소비자의 정당한 권리이다. 은행은 고객에게 의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금리인하요구권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것일까?

정부와 금융사의 홍보 부족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용어의 선정과 설명 방식의 불친절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 용어는 서민 가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에도 생소하기 그지없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그나마 직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민이 대출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고 있는데도 대출자의 대출 규모를 좌우하는 ‘DSR’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DSR은 ‘Debt Service Ratio’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라고 한다. 대출자의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 비율을 뜻한다. 대출을 실행하는 금융사가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심사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한다.

DSR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지난 2016년 금융권 대출의 상환 부담을 판단하기 위해 도입했다. 그리고 6년이 경과한 지금까지 DSR은 업계에서 영어로 통용된다. 고객들에게도 영어로 안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말로 해도 언뜻 의미가 들어오지 않는데 여전히 영자로 표기되고 안내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당장 신용점수만 놓고 봐도 그렇다. 신용점수가 어떻게 매겨지고, 각 금융사가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고 있는 소비자는 얼마나 될까?

금융 용어는 친절해야 한다. 설명은 쉽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금융권을 겨냥한 ‘폭리’ 비판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금융권의 차갑고 불친절한 이미지도 한몫했다고 본다. 공급자 시각이 아닌, 고객인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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