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차별 반대 단체, ‘경찰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 규칙’ 개선 촉구

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시민단체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보호하는 인권보호 규칙이 없어 차별당하고 있다며 수사 규칙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성소수자 차별 반대 단체 무지개 행동은 경찰개혁 네트워크, 공권력 감시대응팀과 함께 1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 규칙 제정안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소수자 차별 반대 단체 무지개 행동 등 단체가 14일 경찰청 앞에서 경찰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 규칙 제정안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무지개 행동)
성소수자 차별 반대 단체 무지개 행동 등 단체가 14일 경찰청 앞에서 경찰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 규칙 제정안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무지개 행동)

이들 단체는 “경찰청이 입법 예고한 ‘경찰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 규칙 제정안’에 트랜스젠더 시민에 대한 인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보호 조항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성소수자 인권보장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지난 2월 ‘경찰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 규칙’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제정안은 △피의자·사건관계인의 권리와 변호인의 참여·조력권 보장을 위한 장치 확대, △수사 과정 중 피해자 보호,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도록 권리보장 장치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단체에 따르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시민에 대한 인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보호 조항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단체는 “차별금지 사유에서 성별 정체성이 빠져 있고, 신체 수색과 검증 과정에서의 유의사항에서도 그 대상이 트랜스젠더인 경우에 대한 고려는 없다”며 “이러한 사항을 포함해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이 수사기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인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내용을 담으라는 의견에 대해 사실상 모두 수용하지 않는 답변서를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청은 여러 번 인권 관련 규칙에서 성소수자 보호 조항을 삭제해 왔다”고 주장했다. 

단체에 따르면 경찰은 2018년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을 ‘경찰 인권보호 규칙’으로 개정하면서 기존에 있던 차별금지와 성소수자 인권보호 조항을 삭제했으며, 2020년 경찰 인권 행동강령 초안에 있던 성소수자 항목이 삭제됐다. 

단체는 “이번 ‘경찰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 규칙 제정안’의 차별금지 사유에 성별 정체성이 포함되지 않은 것, 성소수자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것 역시 각종 인권 관련 규칙에서 성소수자를 배제해 온 경찰청의 반인권적 태도의 연장선에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진행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찰이나 검사의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참여자의 약 16%가 정체성으로 인해 조사과정에서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경험으로는 ‘성별 정체성과 맞지 않은 호칭으로 부르는 것’, ’조사과정에서 모욕적인 발언’, ‘범죄 피해를 믿지 않거나 축소’, ‘조사과정에서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하는 것’, ‘아무 이유 없이 범죄자로 의심’하는 것 등이다. 

단체는 “조사에서처럼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은 수사 과정에서 다양한 폭력과 부당한 경험을 마주하고 있다”며 “인권 침해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인권 보호 규칙이 필요하다. 성소수자 인권보장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제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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