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세계 여성의 날’ 맞아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발표

우먼타임스 = 김성은 기자

세계은행이 ‘세계 여성의 날’에 즈음해 ‘2022 여성의 일과 법’(World Bank’s Women, Business and the Law 2022)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은 남성에게 부여되는 법적 권리의 4분의 3만 갖고 있다. 남성에게 부여되는 법적 권리를 100점이라고 했을 때 여성은 76.5점이었다. 

전 세계 24억 명의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한 경제적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고, 178개국은 여성들의 경제 참여를 방해하는 법적 장벽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은행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세계은행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86개 국 여성들은 특정 직업에 취업할 수 없고, 95개 국은 동등한 노동에 대한 동일한 임금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세계은행은 190개 국을 대상으로 2020년 10월부터 1년간 각 나라의 전문가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성의 경제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8개 영역(이동의 자유·직장·급여·결혼·육아·사업·자산·연금)에 관한 법과 제도를 조사해 ‘WBL(Women, Business and the Law) 지수’를 만들었다. 

마리 판게스투 세계은행 개발 정책 및 파트너십 담당 이사는 “성차별에 대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남녀 간 평생 소득 간 격차는 172조 달러(한화 약 21경 원)로 전 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2배”라며 “각국 정부는 여성들이 잠재력을 실현하고 완전하고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법률 개혁 속도를 가속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WBL 지수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최근 그리스, 스페인, 스위스는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부모들의 유급휴가를 개선했다.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12개 국가는 100점 만점을 받았다.

한국은 85점으로 190개 나라 중 61위를 차지했다. (세계은행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한국은 85점으로 190개 나라 중 61위를 차지했다. (세계은행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몇 위일까. 한국은 85점으로 190개 나라 중 브라질, 몽골, 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와 함께 61위를 차지했다. 

이동의 자유·직장·결혼·자산·연금 지수는 100점으로 최고점을 받았지만, 육아는 80점, 사업은 75점을 받았고, 임금은 25점을 받았다. 임금에서 25점은 0점 다음으로 최하위 점수다. 

한국은 이동의 자유·직장·결혼·자산·연금 지수는 100점으로 최고점을 받았지만, 육아 80점, 사업 75점, 임금은 25점을 받았다. (세계은행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한국은 이동의 자유·직장·결혼·자산·연금 지수는 100점으로 최고점을 받았지만, 육아 80점, 사업 75점, 임금은 25점을 받았다. (세계은행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임금 지수는 평등한 보수를 보장하기 위한 법률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조사해 산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95개 국만이 남녀의 동등한 보수를 의무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에 대해 “최근 1년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업분석 전문업체인 한국 CXO연구소가 여성의 날을 앞두고 15개 업종별 매출 상위 10위에 포함되는 15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조사 결과 150개 대기업의 전체 직원 수는 83만1096명이었고, 이 중 여성은 19만9672명이었다. 이는 전체의 24.0% 수준으로 여성 직원은 네 명 중 한 명꼴인 셈이다. 

2020년 기준 남성 직원 평균 연봉은 7970만원, 여성 직원은 5420만원으로 여성은 남성의 68% 수준이다. 

업종별 남녀 직원 보수 수준. (한국CXO연구소)
업종별 남녀 직원 보수 수준. (한국CXO연구소)

15개 업종 중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보다 평균 연봉이 높은 경우는 없었다. 남직원 대비 여직원 보수 수준은 섬유 업종이 86.6%로 격차가 가장 적었고, 건설 업종이 57.4%로 가장 컸다.

특히 여성들은 임신·육아휴직을 했다는 이유로 차별받기도 했다. 

직장갑질119가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공개한 직장 내 여성을 상대로 한 괴롭힘 사례에서도 나타난다.

한 제보자는 “사무직으로 일하며 회사 실적 향상에 기여해 최우수 평가를 받았으나 임신을 이유로 진급을 누락시키고, 육아휴직 후 복귀하자 현장에 발령했다”며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며 경위서를 쓰고 징계까지 했다”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일을 다시 배워야 한다며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직원에게 야근수당을 주지 않거나, 회사 일정을 알리지 않는 등 따돌리는 일도 있었다. 

장종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2018년을 기점으로 여성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개선하려는 입법이 계속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차별은 여전하다”며 “성차별이 만연한 상황에서 정부의 특별대책을 통해 직장 내 성차별을 근절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수석 부사장이자 수석 경제학자인 카르멘 라인하르트는 “여성들이 가정에서 불평등한 위치에 있다면 직장에서 평등을 이룰 수 없다”며 “극심한 빈곤을 종식하고 공동 번영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양성평등은 필수이며, 지속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우먼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