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경 경찰대 교수, 스토킹 1심 판결문 148건 분석

우먼타임스 = 김성은 기자

스토킹 행위의 대부분이 신체적 폭력이나 성범죄 등을 동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스토킹은 강한 중범죄로 이어지지 않는 한 소소한 범죄로 분류되고 처벌이 약해 법률 개정 및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freepik 제공)
(사진=freepik 제공)

한민경 경찰대 교수는 최근 ‘법정에 선 스토킹: 판결문에 나타난 스토킹 행위의 유형과 처벌을 중심으로’ 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2013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최근 8년간 선고된 법원의 제1심 판결문 중 ‘스토킹’이라는 표현이 포함된 148건을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스토킹과 신체적 폭력, 성폭력의 중첩 정도가 상당했다. 

선행 연구됐던 2010년 전미성폭력조사(NISVS) 결과를 분석한 Breiding 등(2014)에 따르면 스토킹에 신체적 폭력, 성폭력이 수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성별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친밀한 관계로부터 범죄 피해를 입은 여성의 경우 신체적 폭력 및 강간 피해도 당했다. 여성 피해자 중 신체적 폭력과 스토킹을 함께 경험한 비율은 14.4%, 강간·신체적 폭력·스토킹을 모두 경험한 경우는 12.5%였으나, 강간이나 신체적 폭력 없이 스토킹 피해만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반면 남성 피해자 중에서는 스토킹 피해 없이 신체적 폭력만을 경험하는 경우가 92.1%로 압도적으로 많아 스토킹 행위가 강간이나 신체적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여성 피해자와 차이를 보였다.

한 교수가 분석한 148건의 스토킹 범죄 역시 신체적 폭력 및 성폭력과 중첩성이 높게 나타났다. 

제1심 판결문에 나타난 스토킹이 직접적이고 신체적인 폭력으로 이어진 경우는 53건(35.8%)이었고, 성폭력이 발생한 경우는 42건(28.4%), 신체적 폭력과 성폭력이 모두 있었던 경우는 18건(12.2%)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사람의 신체가 아닌 물건에 유형력이 행사됐거나 피해자를 협박하는 것과 같은 간접적이고 무형적인 폭력만 있었던 경우는 71건(48.0%)이었다. 

정서적·심리적으로 피해자를 지속해서 괴롭히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적인 폭력이 행사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스토킹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관계가 전 연인 또는 배우자였던 비율이 높다는 점을 통해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 내지 학대에 해당하는 스토킹의 특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분석에 포함된 전체 사례 중 57.4%(85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관계가 전 연인 또는 배우자였다. 

그러나 스토킹 범죄의 대부분이 중형이 선고되지 못했다. 스토킹 관련 형종을 분석해보니 살인미수, 강간 등 중범죄로 귀결된 사건은 실형이 선고(76건, 51.4%)됐지만 적지 않은 수의 스토킹 사건에 대해서는 벌금이 선고(34건, 23.0%)되는데 그쳤다. 이 외에도 단순히 사회봉사명령을 선고(12건, 8.8%)한 경우도 있었다. 

피고인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사회 내 처분인 보호관찰이 선고된 경우(21건, 14.2%)는 적었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선고된 것은 31건(20.9%)이었고, 강간・강제추행 등의 범죄를 저질렀어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부과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스토킹이라는 일련의 행위로 가해자의 행위 및 피해자의 피해 상황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현행 처벌법규를 적용할 수 있는 요소만 적용해 스토킹의 행위 유형 중에서도 일부에 대해서만 처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논문에서 한 교수는 “스토킹 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부수처분을 선고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법령이 없어 선고 이후에도 피해자는 언제 다시 가해자가 찾아올지 모르는 상황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있다. 또 중한 범죄로 이어지지 않는 한 소소한 범죄로 분류돼 경한 처벌이 선고되는데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토킹에 대한 경험적인 연구 결과가 법률의 개정 및 보완을 촉구하고, 법률은 다시 지속적인 실증연구를 제도적으로 지지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우먼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