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동학대 매년 증가하는데…“아동보호체계 여전히 미흡”

세이브더칠드런, 8년간의 아동학대 기록 공개
학대 164% 증가했지만, 지원 예산은 18% 증가

  • 기사입력 2021.09.23 20:47
  • 최종수정 2021.09.23 21:09

우먼타임스 = 김성은 기자

아이는 입양 8개월 만에 16개월의 짧은 생을 살다 사망했다. 어린이집 원장, 병원, 지인이 수차례 아동학대를 신고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입양기관은 학대 징후보다 양부모의 해명에 더 귀를 기울였다. 부족한 전문성, 안일한 판단과 대응으로 아이를 살릴 기회를 몇 차례나 놓쳤다.

이는 양부모의 학대 폭행으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이다. 

아동학대로 매년 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2014년 이후 217명의 아이들이 학대로 인해 하늘의 별이 됐다. 

국제 구호개발 NGO 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대한민국 아동학대, 8년의 기록’ 온라인 아카이브를 최근 공개했다. 여기에는 우리 사회가 막지 못한 아이들의 고통과 죽음을 통해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담겼다. 

아동학대 발생 건수[표=세이브더칠드런]
아동학대 발생 건수[표=세이브더칠드런]

아카이브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3만 905건으로 하루 평균 85명의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 2014년에는 1만27건이었으나 2020년에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계속되는 아동학대의 문제점으로 미흡한 아동보호체계를 꼬집었다. 

학대를 조사하는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정부가 올해 말까지 664명 배치를 약속했지만 73%인 482명만 배치됐다. 일상 회복을 도와주는 아동보호전담요원은 정부 목표의 62%인 326명만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학대 받은 아이들을 지원하고 도움을 연결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과 지자체 아동보호전담요원 역시 부족하다. 상담원 1명이 담당해야 하는 사례는 76건으로 이는 정부 기준의 2배, 미국의 5배가 넘는 수치다. 

학대 피해를 입은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기관도 부족하다. 전국 지자체는 총 29개다. 이는 229개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현재 그 1/3에도 못 미치는 71개에 불과하다. 또 위험한 가정으로부터 분리된 아이들이 갈 수 있는 쉼터는 전국에 겨우 76개뿐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쉼터가 부족해 많은 아이들이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집에 돌아가기도 한다”며 “2020년 가정에서 분리된 아동 전체 3926명의 1/6가량인 652명만 시설에 머물렀다. 시설 부족으로 입소하지 못한 아이들을 고려하면 실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발생 건수와 아동학대 예산. [표=세이브더칠드런]
아동학대 발생 건수와 아동학대 예산. [표=세이브더칠드런]

지난 2015년 이후 아동학대가 164% 이상 증가했지만 학대 예방과 피해 아동 지원에 쓰이는 예산은 18% 늘어나는데 그쳤다. 피해 아동 1명에게 돌아가는 예산은 2015년 12.9만원에서 올해 6.3만원으로 절반이 줄었다. 이는 최소 5만원인 심리 상담을 한 번 받으면 끝나는 금액이다. 

9월 1일 대전지법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이 학대·성폭행 등으로 숨진 아이를 추모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9월 1일 대전지법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이 학대·성폭행 등으로 숨진 아이를 추모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이브더칠드런은 “국가 예산은 국가의 관심사가 어디로 향해 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2015년 GDP대비 국내 아동복지가족지출은 1.4%로 OECD 평균 2.4%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아동보호에 쓰이는 예산은 이보다 훨씬 적다. 1%를 간신히 넘는 아동복지 예산이 현재 대한민국 아동의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대 사건 발생, 정부 대책의 쳇바퀴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국가 차원의 진상 조사, 대책을 실행할 충분한 예산과 인력 투입 등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며 “우리 사회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여전히 아동보호체계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의 고통을 잊지 않고 기억해 우리 사회를 성찰하고 변화를 만드는 것까지가 어른으로서 해야 하는 최대한의 의무”라며 “막지 못한 아이들의 고통과 죽음을 반성하고, 한 발 더 나아가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아동학대를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우먼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