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이 살겠다고 다짐한 딩크족의 솔직 고백

[우먼타임스 심은혜 기자] “아이는 있으세요?” “아직 애는 없구나?” “아이는 천천히 가지려나 봐요?”

기혼이라고 밝히면 으레 따라오는 질문들. 그만큼 한국에서는 결혼하면 아이를 낳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진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삶을 선택한 도란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아이 없는 어른도 꽤 괜찮습니다>를 내놓았다. 

저자는 처음엔 자신이 딩크족이 될 줄 몰랐다. 자녀 계획을 깊이 고민하지 않고 다소 무계획적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가 이내 현실을 깨닫게 됐다. 언젠가 낳을 거라 막연히 생각했던 아이는 내 삶의 방식과 조금 먼 존재라는 것을.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려면 하던 일을 그만두고 경력단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에, 자아실현을 위해 10년 동안 고군분투하며 일해 온 경험들이 한순간에 정리되고 자신의 정체성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마저 느꼈다. 

당연하듯 남편보다 좀 더 짊어져야 하는 육아의 무게,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틀어야 하는 부부의 일상, 아이 한 명을 성인으로 키우는 데 평균 3억이 든다는 경제적인 문제는 부차적으로 따라왔다. 결국 심사숙고 끝에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딩크로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딩크를 선언하고부터 주변의 오지랖과 마주해야 했다. ‘아이 키우는 행복보다 더 큰 행복은 없다’, ‘나이 들어서 후회하기 전에 얼른 낳아야 한다’, ‘시댁에서 가만히 있었냐’, ‘여자라면 애는 한 번쯤 낳아야지’ 등 걱정과 회유, 힐난이기도 한 출산 권장이었다. 

저자는 출산은 내 몸으로 해내는 일이고 부부가 결정하는 문제인데 가족에게, 지인에게, 불특정 누군가에게까지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왜 해명하고 열심히 납득시켜야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딩크는 개인이 선택하는 영역이지만 불러일으키는 파장은 사회적이다. 딩크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생애 전반에서 사회가 여성에게 지우는 책임을 이야기하는 것과도 맥락이 통한다. 

변화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결혼 후엔 출산하는 것이 사회의 암묵적인 룰이다. 아이를 낳는 것은 인생의 필수적인 과정이며 아이를 낳아봐야 진짜 어른이 되는 거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작가는 말한다. 
“아이 없는 어른의 삶도 가짜가 아니며 꽤 괜찮다. 남들과 다르다고 틀린 게 아니다. 무엇보다 나를 잃지 않고 내 삶의 방식대로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아이 없는 어른도 꽤 괜찮습니다>는 총 3장으로 구성됐으며 아이 없이 살기로 다짐하는 과정부터 사회적 편견과 마주하는 현실, 아이 없이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저자의 삶이 담겨있다. 특별히 마지막 장에는 딩크 부부 네 팀의 인터뷰가 실려있어 저마다 속한 환경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딩크 부부들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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