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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유진상 대기자악몽과도 같은 시월의 마지막 주말을 보냈다. 핼러윈데이(10월 31일)를 기념하기 위해 29일 밤 몰려든 인파에 압사당한 많은 젊은이의 죽음에 가슴이 먹먹하다. 이런 가운데 글을 써야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다. 주말을 맞아 단잠에 빠졌던 사람들은 휴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접한 참담한 소식에 눈시울을 적셔야 했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대형사고, 과연 대한민국은 안전 불감증에서 헤어날 수 없는 걸까.이달 초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132명이 숨졌다는 소식을 접한 지 한 달도 채 안 됐다
기고∙칼럼
유진상 대기자
2022.10.3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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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남성 동료나 남자친구가 내 짐을 들어주는 게 꺼려지기 시작했다. 특별한 계기나 사건으로 인해 꺼려진 건 아니었고, 나 자신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정의되는 듯해 거부감을 느낀 것 같다. 물론 내가 무거운 것을 옮기는 게 버거워 보여 선의로 도움을 줬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다 큰 성인이었고 짐이나 필요한 물품을 옮기는 소소한 일은 알아서 해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럴 때면 선뜻 타인을 도우려는 동료와 친구들의 굵직한 골격과 몇 배 강한 힘이 부럽기도 했다. 가능하다면 힘센 여자로 살고 싶었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기고∙칼럼
도란 작가
2022.10.3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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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 손성은 기자‘이자 장사’ 또는 ‘돈놀이’.은행 실적이 좋을 때면 어김없이 나오던 말이다. 이 표현이 금리 인상기에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 갱신을 거듭하면서 이젠 분기마다 나오게 됐다.25일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사상 최대 실적 또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사실 4대 금융은 이자 장사로 돈을 벌었다. 각 금융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은행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이 가장 크다. 은행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기고∙칼럼
손성은 기자
2022.10.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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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 박성현 기자우먼타임스는 27일 유진상(사진) 전 서울신문 부국장을 이사 겸 대기자로 임명했다.유 이사는 2014년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으로 퇴직한 후, 환경부 공익법인 한국포장재공제조합 홍보본부장(이사)을 지내고 환경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왔다. 서울신문 재직시 오랜 기간 환경분야 전문기자로 일했고 환경기자클럽 회장을 지냈다.
동정
박성현 기자
2022.10.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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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 경제산업부 부장 민철
동정
박성현 기자
2022.10.2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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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을 나서면 수없이 많은 사람이 오간다. 특히 아침 9시경 집 밖에 나서면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많이 보인다. 아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자녀를 등원시키는 엄마들일 것이다. 긴 치마나 원피스 차림에 아이의 가방을 들고 부산스레 걸어가는 여성들. 그들에겐 모두 이름이 있을 터다. 어릴 때 수없이 불렸던 이름은 성장기를 거쳐 성인이 되고도 계속 불렸을 테고,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한 이후에는 조금씩 희미해졌을지도 모른다. 어린 여자, 노처녀, 누구 엄마, 새아가, 아줌마 등등 이름이 희미해진 여성들의 무수한 이야기를 나는
기고∙칼럼
도란 작가
2022.10.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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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철씨 별세, 차순자씨 남편상, 지영근(아름다운 교회 목사)·영혜·영흔(하나은행 홍보부)씨 부친상, 박경록(LS Electric 천안사업장 공장장)씨 장인상, 이영숙씨 시부상 = 11일,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305호, 발인 13일 오전 8시, 장지 장흥면 일영 선영. 02-2262-4800
동정
손성은 기자
2022.10.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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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커뮤니티에서 자주 발견하는 댓글들이 있다. 아이만 없었다면 이혼했을 거라든가, 아이 때문에 산다든가 하는 내용인데 자신의 가정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격렬하게 표현하는 댓글로 보였다. 그들이 실제로 이혼을 고려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분노하고 있음을 알아달라는 애원처럼 보인다. 특히 자녀 때문에 이혼을 못 한다는 말은 여러 가지를 상징한다. 예를 들자면 경제활동이 중단된 전업주부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 아이들의 육아를 전담하고 있다는 점, 가정을 유지하는 노력이 부부에게 동등하게 분배되지 않았을 가능성 등을 보여준다. 앞의
기고∙칼럼
도란 작가
2022.10.0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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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에 우먼타임스에 ‘선물’에 대한 글을 썼다(9월 2일 ‘딩동,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편). 올해 내 생일에 딸과 아들에게 나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을 해 달라고 부탁을 했고, 아이들은 내게 선물을 주는 대신 ‘아동청소년그룹홈’에 치킨 쿠폰을 보냈다는 내용이었다.그 글을 읽은 지인 몇 분이 아이들에게 치킨을 보내주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몇 년 전에 그림을 배우러 다녔던 미술학원의 선생님도,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분도 연락을 주셨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룹홈’에 선물을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했다.그분들의 연락은
기고∙칼럼
최희정 작가
2022.10.0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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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우먼타임스 ▲부국장 이한
동정
심은혜 기자
2022.10.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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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불행 부심(負心)이 있다.'행복한 가정은 모습이 모두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이다. 행복한 가정이라고 해서 불행한 순간이 없지야 않겠지만, 이야깃거리 면에서는 본격적 불행으로 점철된 가정에 대적할 수 없다.이야기꾼이 꿈인 내가 바로 그런 가정의 일원이올시다! 이 얼마나 행운인가. 불행이 가져온 행운이라니. 물론 행운의 방문이 반드시 행복으로 귀결되진 않는다. 당사자가 이야기화할 때, 그때가 행복이 설 자리가 나는 시점이다.유년 시절, 높은 데서 뛰어내리곤 했
기고∙칼럼
홍소영 작가
2022.09.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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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어떤 남성으로부터 한동안 스토킹을 당한 경험이 있다. 당시 곤란에 빠져있던 내게 선의를 베풀려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 남성을 인간적으로 믿었다.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뭔가 이상했다. 나를 마음대로 자기 여자친구로 여기며 가스라이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지 말아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도 해보고 강력하게 항의도 했다. 그때부터 하루에도 수십 통씩 이상한 문자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나를 몰래 찍은 사진이나 자신과 만났을 때의 사진을 보내오기도 했다.처음에는 그 남성의 연락을 그저 피하기만 하다 극심한 스트
기고∙칼럼
서지은 작가
2022.09.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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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 손성은 기자지난 16일 오전 11시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6년 만의 총파업에 나선 시위 장소 인근 모 시중은행 영업점을 방문했다. 지난 15일부터 접수가 시작된 안심전환대출의 신청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안심전환대출은 정책금융상품이다.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해 대출 금리를 낮춰주고 만기 기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기에 정부가 가계부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출시했다.총파업 전날 파업으로 소비자들이 안심전환대출 신청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방문한 영업점에서 파업
기고∙칼럼
손성은 기자
2022.09.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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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평생 몇 번 겪어보지 못했던 폭우가 들이닥쳤다. 정말 질리도록 내렸다. 강아지와 우비를 입고 잠시 집 앞에 나갔다가 빗줄기가 너무 아파서 스무 걸음도 채 걷지 못하고 돌아오고 말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지독한 비가 수해로 이어질 거라 생각도 못했다. 그날 저녁 무렵, 카톡이 종종 울렸다. 물에 잠긴 길과 집의 사진들이었다. 그리고 내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어느 취미 모임의 방에도 메시지가 뜨기 시작했다. “OO언니, 이 동네 살지 않아요? 괜찮아요?”내가 알기에 OO언니의 동네는 전원주택과 단층 주택이 모여있는 단지였다.
기고∙칼럼
도란 작가
2022.09.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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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나 연희.”전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가 오랜 세월을 건너온다.딱 일 주일 전이었다. 9월 들어 내가 다녔던 대학을 매주 오갈 일이 생겼다. 오랜만에 가 본 학교는 많이 변했다. 교정을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건물이 새로 지은 간호대 건물이었다. 그곳에서 친했던 후배의 이름을 발견했다. 아, 공부를 계속해서 교수가 되었구나.가방에서 종이와 볼펜을 꺼내 내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었다. 밤이 늦어 안내대에 사람이 없어 방문자 명단을 적는 곳에 쪽지를 올려 두고 왔다. 며칠 후 전화가 왔다. 거의 30년 만이었다. 전화를 끊으며
기고∙칼럼
최희정 작가
2022.09.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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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예요?”느릿하고 천진한 여사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부인일까?“네, 일하고 있어요. 손님을 태워서 아깐 전화를 못 받았어요.”“네에에. 돈 많-이 벌어요.”들을수록 핸드폰 너머 말투는 어리고 목소리의 연배는 높아갔다. 어머님인가?“네. 열심히 운전해서 돈 많이 벌겠습니다.”“네에에. 그리고요. 착하게 살아야 해요.”“네, 오늘도 착하게 살게요, 어머니.”“네에에.”‘네’와 ‘네에에’ 가 오가던 통화가 끝나자 기사님의 입꼬리가 내려왔다. 눈썹도, 이마의 주름도 제자리를 찾았다.44번째 노을을 보던 어린왕자의 표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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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소영 작가
2022.09.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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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안녕?’하고 인사한다. 헤어질 때도 ‘안녕’하며 손을 흔든다. 사전을 찾아보면 ‘안녕(安寧)’은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이라고 되어있다. 편하고 안락한 상태인 '안녕'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인사이자, '안녕하라'는 말에는 상대의 안녕을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다. 뮤지션 ‘잔나비’의 라는 곡을 참 좋아한다. 곡의 선율이 아름답고 보컬의 음색도 그윽하지만, 가사가 가장 내 마음에 와 닿았다. ……언젠가 또 그날이 온대도 우린 서둘러 뒤돌지 말아요. 마주보던 그대로 뒷걸음치면서 서로
기고∙칼럼
서지은 작가
2022.09.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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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 손성은 기자지난달 22일 금융권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 공시가 시작됐다. 대출자의 경제적 여건 또는 신용점수가 개선됐을 경우 금융사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금리인하요구권이고 이를 금융사가 받아들인 정도가 수용률이다.새로운 공시가 시작되자 은행들은 전전긍긍했다. 금리 인상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차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있는 가운데 수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실제로 은행은 금리인하요구 수용률 공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수치가 낮게 나온
기고∙칼럼
손성은 기자
2022.09.0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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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회사 사람들과 점심시간에 대화하며 아내가 페미니스트라고 말했단다. 그랬더니 모두 같은 대답을 했다고 한다. “괜찮으세요?”“힘드시겠어요.”남편은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 괜찮다고 답했다며 나의 칭찬을 갈구했다. 타인들이 뭐라든 나는 괜찮다고 선언한 것을 칭찬해달라는 신호였다. 하지만 잘한 게 있어야 칭찬도 할 수 있는데, 도대체 뭐를 잘한 건지 명확하지 않았다. 페미니스트랑 살고 있으니 고생이 많다고 해줘야 하나,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진 성차별을 매일 꼬집혀서 힘들겠다고 위로를 해줘야 하나. 오히려 괜찮냐, 힘들지 않냐
기고∙칼럼
도란 작가
2022.09.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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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선물이 있어."퇴근하는 아들 손에 내가 좋아하는 도넛 상자가 들려있다. 웃는 얼굴이다. 엄마에게 무언가 줄 수 있다는 뿌듯함이 느껴진다. 같이 먹으라며 원두를 갈고 물을 끓여 커피를 내려준다. 도넛 한 입과 커피 한 모금을 먹는다. 달달함과 쌉쌀함이 어우러지면서 녹는다. 나도 웃는 얼굴이 된다."선물이 있어."오늘은 선물을 받는 날인가 보다. 아들이 빵을 선물로 내밀기 몇 시간 전, 점심에 만난 친구한테 선물을 받았다. 시인의 책 한 권과 빨간색 작은 필통과 알록달록한 색의 샤프 연필 세 자루다. 싱긋 웃는 표정으로 건네
기고∙칼럼
최희정 작가
2022.09.02 17:05